본문 바로가기

ETC

철공소 이야기

 

 

 

 

 

 

 

 

 

 

 

 

 

 

 

 

 

 

 

 

 

내가 사는 문래동에 철공소가 의외로 많다.

아무의미 없이 지나다니던 철공소 그 속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주제로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모래로 형틀을 만들고 뜨거운 쇳물을 붓는 이들, 전기, 산소, 아크 등으로 용접하는 이들, 밀링으로 쇠를 가공하는 이들, 드릴로 천공하는 이들의 모습에서 공대를 졸업하고 건설현장에서 힘들게 일하던 나의 옛 모습을 보게 되었다.

힘들게 일했던 옛 기억이 철공소 사람들이 힘들게 일하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고 싶었고, 철공소 일이 3D 업종으로 이 일을 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적어 점점 사라지는 일이지만, 철공소 안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사랑하는 가족의 생계를 위하여 지금 하는 그 일이 천직인 것처럼 일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고 싶었다.

철공소는 지금도 하나, 둘씩 사라지는 가운데, 남아 있는 철공소 사람들은 무더운 여름이나 추운 겨울에도 열악한 환경에서 자신들의 일을 묵묵히 해 나간다.

지칠 만도 한데 아무 불평 없이 열심히 일하는 철공소 사람들을 조심히 카메라 담고 있으면 이거 사진 찍어 뭐 할거냐고 물어 온다.

그냥 제가 좋아서요. 취미 생활을 하다 내년 초에 서울시립미술관에 전시할 기회가 생겨서 잘 찍은 사진을 전시할려고 합니다하면 그럼 나 멋지게 찍어 주셔야 합니다.”한다.

모델이 되어 주어서 감사합니다.”하고 음료수를 건네면 해맑은 미소와 함께 고맙다고 인사를 한다.

그리고 다음에 다시 이곳을 찾을 때 인화한 사진을 드리면 사진이 잘 나왔다고 하며 하던 일도 멈추고 사진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 믹스 커피 한잔을 내 놓는다.

마시지 않는 믹스 커피지만 정성이 가득한 이 커피한잔은 그 어느 커피나 음료보다 맛있게 보여서 마시지 않을 수가 없었다.

철공소 사람들과 대화하면서 거칠고 무뚝뚝할 거라 생각했던 나의 편견은 사라지고 이들은 내가 사는 문래동의 이웃으로 다가와 있었다.

그리고 카메라에 담긴 철공소 사람들을 보고 있으면 열악한 환경에서 열심히 일하는 이들의 모습에서 ‘HOT'한 면과 하나, 둘씩 사려져 가는 철공소의 모습에서 ’COLD‘한 면을 보는 느낌이 들었다.

 

 

 

---------------------------------------------------------------------
Photo & Edit : sukhwan.shim(littlecb)
sukhwan.shim(littlecb)의 모든 사진은 무단 사용을 불허합니다.
Copyright(c) 2020. sukhwan.shim(littlecb)
All pictures cannot be copied without permission.
---------------------------------------------------------------------

'ETC'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부뚜막  (0) 2022.07.24
갈매기  (0) 2022.07.23
不調和  (0) 2011.12.09
탈과 가면  (0) 2011.04.16
Keeping  (0) 2011.01.14